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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에 소개된 박재숙 농가민박의 건진국수

옥연정사 31 18,751 2009.08.17 18:03
 

출처 : 한국관광공사>여행정보>여행기사>별미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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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별미 안동 건진국수를 아시나요?



건진국수. 이름이 생소할 수도 있다. 안동이 국수로 유명하기는 하지만, 건진국수는 그리 많이 알려진 음식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풍스런 한옥이 떠오르는 안동. 시원한 대청마루에서 후루룩 맛보는 건진국수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 고택 옥연정사에 마실 온 박재숙 할머니가 옛 맛을 살려 반죽을 밀고, 국수를 삶아 안동 국수를 선보였다. 한 그릇의 건진국수가 나오기까지 오랜 인내와 정성이 들어간다. 옥연정사 대청마루에서 맛 본, 건진국수. 그 반죽만들기부터 후루룩 국수를 맛보기까지의 여정에 동참해 보심은 어떨는지



건진국수, 흔한 듯 흔하지 않아



“스물 두 살, 시집와서 여태 42년 동안 몸서리치게 살았지." 안동 저우리 마을 반장님, 박재숙(63) 할머니에게 언제부터 이곳에 살았느냐 물었더니 돌아 온 대답이다. 꽃다운 젊음을 이 곳에서 보낸 박씨는 어릴 때부터 건진국수를 먹고 자랐다며 유년시절을 회상했다. 무더운 여름날 들로, 밭으로 나가 놀다가 해가 어둑어둑 질 때 쯤이면, 박씨의 할머니는 건진국수를 해 놓고 손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건진국수는 안동의 여름별미로, 손이 많이 가는 정성 음식이다





땀이 나고 입이 깔깔한 여름 저녁, 박씨의 할머니가 해 준 건진국수는 술술 잘도 넘어갔다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인다. 건진국수를 먹던 그 소녀가 이젠 할머니가 되어 농가민박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국수를 만들어 내놓는다. 오늘은 박씨가 저우리 마을에 자리한 고택 옥연정사에 마실 왔다. 이유인 즉은, 고택 스테이를 운영하는 옥연정사 지킴이 김정희(43), 김상철(43)씨 부부네서 건진국수를 해 먹기 위해서다. 사실, 안동에 내려오기 전 안동에 내려가면, 어느 국수집에서든 주문만하면 건진국수를 쉽사리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건진국수를 하는 음식점은 생각했던 것 보다 그리 흔하지 않았다. 국수가 유명한 안동에서 건진국수를 맛보기를 당당연스레 생각했던 것이 경솔했다. 그래도 먹고자 하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우여곡절 끝에 연락이 닿은 옥연정사 김씨 부부로부터 박씨와 건진국수를 만들어 먹기로 한 소식을 듣고 옥연정사로 향했다.





홍두깨로 얇고, 곱게 민 국수면



“손국수는 얇아야 맛있지.” 박씨는 1미터가 넘는 긴 암반 위에 반죽을 올려놓고 손으로 주무르고, 치대고 또 주무르기를 한 참. “홍두깨랑 암반은 길어야 해. 그래야 긴 면을 뽑아내지” 두 팔을 벌린 길이만큼이나 긴 홍두깨를 암반 위 반죽 위로 슥슥 문지르며 박씨는 이 같이 말한다. 또한 홍두깨는 박달나무 혹은 대추나무 등으로 만든다. 그래야만 무거워서 반죽을 밀 때 힘이 더해지기 때문. 홍두깨를 양손에 잡고 반죽을 밀기 시작하는 박씨.



농가민박 박재숙 할머니가 옥연정사 김정희씨네 마실와서 건진국수를 만들고 있다.



“여름이라 반죽을 야물게 했는데도, 금새 더워져서 반죽이 물러져. 그래서 밀가루를 뿌려가며 밀어야 돼.” 박씨는 반죽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반죽을 동그랗게 만들며 밀면서 한 차례 밀가루를 고슬고슬 뿌리고, 그 와 같은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한다. 김정희씨도 반죽이 넓고 얇아지자, 찢어질까 걱정스런 눈빛으로 박씨를 거든다. 얼마나 밀고 또 밀가루를 뿌렸을까. 밀가루 반죽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얇은 종잇장 같은 반죽이 탄생했다. 건진국수의 반죽은 콩가루와 밀가루를 섞되, 콩가루의 비율을 밀가루보다 많이 하고 계란과 물을 섞어 완성한다. 콩가루를 넣으면, 밀가루만 넣었을 때보다 점성이 강해져 반죽에 힘이 들어가서 더욱 얇게 밀 수 있다고. 또한 여름에 미는 반죽이기 때문에 반죽을 좀더 단단하게 해야만 반죽이 홍두깨에 덜 달라붙는다고 박씨는 반죽을 밀며 귀띔한다. 완성된 반죽을 길게 차곡차곡 접은 후 칼질이 시작되었다.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칼은 암반 위를 유유히 지나간다. 박씨의 정갈한 칼 솜씨가 지나간 자리에 얇고 가지런한 건진국수 면발이 남았다. 이 면을 풀어헤쳐서 채반에 얹은 후 팔팔 끓는 물에 삶는다. 다 삶아진 면을 차디 찬 물에 여러 번 헹궈 건져 낸다. 이렇게 면이 완성된다. 그럼 육수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은어· 닭 등으로 육수



“예전엔 여기 은어가 많이 잡혔대요. 근데 지금은 은어 구경하기는 힘들다고 하대요.” 김정희씨가 폭우로 밤새 불어난 낙동강 물을 보며 은어 이야기를 꺼낸다. 예전엔 낙동강에은어가 많이 살아서 은어를 석빙고에 저장했다가 임금님께 진상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석빙고란 안동에 자리한 저장고로서, 여름에 얼음을 보관할 수 있을만큼 차가운 장소이다. 그래서 본래 안동 건진국수의 육수는 은어를 푹 고아 만들었다. 안동의 여느 음식점에서는 아직도 은어 말린 것을 고아 육수를 낸다고도 하지만, 요즘엔 은어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그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닭이나, 다시마, 멸치 등으로 육수를 낸다. 박씨는 닭과 무, 다시마 등을 푹 삶았다. 언제까지? 닭이 흐물흐물해 질 때까지. 이렇게 우려 낸 물을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식힌다.



건진국수 반죽을 얇게 만드는 데에는 오랜 정성과 인내가 필요하다.



오랜 반죽 끝에 곱게 썰어 나온 건진국수건진국수란 이름은 면을 삶아 찬물에 헹궈 건져 내 이름 붙여졌다





담백하고 시원한 정성의 맛

이제 고명을 얹을 차례. 고명은 네 다섯 가지로 하되, 이왕이면 색을 낼 수 있는 것으로 한다.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갈라 지져내고, 쇠고기, 당근 혹은 김치 등 오색을 낼 수 있는 것을 고명으로 얹어 눈부터 입맛을 돋운다. 이제 남은 것은 건진국수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고명을 얹은 후, 찬 육수를 고명이 흐트러지지 않게 붓는 일. 고택 옥연정사에 박씨와 김상철씨 부부, 그리고 기자가 상을 펴고 앉았다. 마침 간 밤에 내린 비 덕분에 시원한 바람이 상머리에 머물다 간다. 건진국수 앞에 앉은 그들, 담담한 대화에 별 특별할 것 없는 언변일지라도, 후루룩 국수 먹는 소리로 이웃의 정을 나눈다. 우선 젓가락을 들어 사리로 만들어진 국수를 헤집어 국물에 잘 섞는다. 그리고는 후루룩 입 속으로.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냉면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얇고 고운 면이 냉면만큼은 아니지만, 입 안에서 제법 쫄깃하다. 시원한 육수와 고명 그리고 국수. 그 삼박자가 제대로 갖춰졌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이 맛, 바로 정성이다.



박씨와 김씨부부가 둘러 앉아 건진국수를 맛보며 이웃의 정을 나누고 있다.





고택 옥연정사는 어떤 곳?

옥연정사는 420여 년 된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고택으로서, 서애 선생이 기거하던 곳이다. 고택 지킴이 김정희씨, 김상철씨 부부는 이 곳 옥연정사에서 3년여 동안 살아왔다. 그러다가 문중의 권유로 1년 여 전부터 고택 스테이를 시작했다. 고택 체험은 고택에서 숙박을 하면서 고즈넉한 한옥을 체험하는 것이다. 이 곳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조용하고, 위치 또한 화천서원에서도 더 깊숙이 들어가 있어서 고즈넉함을 즐기기엔 그만이다. 고택 앞으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의 물살은 지친 마음도 그 물살에 실어 보낼 수 있을 것처럼 평안하다. 이 곳이 특이한 점은, 아침은 모두가 모여서 식사를 한다는 점이다. 각각 다른 사연으로 다른 경로를 통해 온 낯선 손님들이 아침에는 모두 한 가족처럼 둘러 앉아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 이 곳에는 방마다 방명록이 마련돼 있다. 하고싶은말, 느낀 점 등을 일기처럼, 또는 낙서처럼 편안하게 끄적일 수 있는 지면을 김씨 부부가 배려한 것. 여름에는 김상철씨가 고택을 찾은 가족 중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반딧불이를 보러 가거나, 이름 모를 들풀들의 이름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고택 옥연정사는 고즈넉한 전통한옥으로 고택의 멋스러움이 묻어나는 곳이다.




                            - 글·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 양서연 취재기자(arom06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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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 : 농가민박(박재숙) : 054-853-2771   /  옥연정사(김상철, 김정희) : 054-857-7005  

Comments

김상철 2009.08.17 21:10
반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든 일들이 시작이라고 한답니다.
어떻게보면 이제부터가 반장님께서 정말로 많은 일들을 해야할 시기라고 봅니다.
함께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