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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소식을 이렇게 전해듣고 있었는데,,,,,,(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상철 1 1,957 2010.03.12 04:47

삼성서울병원에서 힘들게 투병 하시는

스님 뵙고 왔습니다

너무 반가이 맞아 주시고 이것 저것 많이 물으시더군요

문경은 왜 갔었냐?

요즘은 어떤 차 만드냐?

공장 짓는줄 모르셨나봐요......그날 솔도에 오실려구 하신날인데...

저희들이 문경에 있어서 못오신게 조금 서운 하셨던듯합니다

 

몸은 많이도 약해 지셨지만....

정신은 아주 맑아보여 좋았습니다

담당 의사 소견으로 80%이상이 좋아지셨답니다

지병인 폐렴끼가 문제된것이라고.....

 

방송국에서 너무 앞서 방송을 때리는 바람에.......

그렇게 걱정 할 일 아니시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어제는 휠체어 타시고 산책도 하셨다고....하십니다

 

조계종 총무원장이 오신다고 해서

한시간여 머물다 그냥 더 많은 이야기 나누지 못했습니다

 

효사모님들의 염려 덕분에 쾌차 하실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엊그제 뵙고 왔는데....

이게 뭔 일인지...

저희들을 안 심시키기 위해

결과를 좋게 말씀 하셨던것 같습니다.

 

극락 왕생 바라옵니다.

 

 

 

 

 

 

컴을 켜니  daum 바탕화면에 

법정스님께서 입적하셨다는 내용이 떳다.

 

그 내용을 읽으면서

내 눈길은 자연스럽게 책장 책꽂이에 닿았다.

 

붉은색 노트와 초록색노트...

그 노트들은 내 삶의 한 부분을 이루었던

청소년기의 정신적인 양식들이 모아져있는 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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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너덜 닳아버리니 표지와

갈변해 버린 노트 속지에 빼꼭히 채워져 있는 글씨들..

 

그 노트들은

내 나이 스믈 한살때부터 스물 여덟살때까지인

1977년 1월 24일 deebs라는 책을 읽은 후부터 

1984년 라즈니쉬의 삶의 춤, 침묵의 춤이라는책을 읽었을때까지

 거의 7년가량의 기간동안 읽었던 책들의 독후감 노트이다.

 

 

그 노트에 눈길이 닿은 이유는  

 어려운 시절 외롭게 길을 찾아 걸어오던 시절에 나에겐 큰 위로로

다가왔었던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그 안에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범우사 문고판으로 나왔던 얇은 책 한 권,,

 법정스님의 '무소유'

 

그 책은 그 당시 나의 상황에서는

마치 어떤 희망을 하나 던져주었던것으로 느꼈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꿋꿋하게 서 있게 해 주었던 책이기 때문이다.

 

어린나이였는데..

스물한살의 나에게는

퍽 어렵게 느껴지던 시간들을 헤쳐나오던 중에 만난 책 한권,

 

소유와 무소유와의 사이에서

나는 내 삶의 가치관이 방향을 잡던 시기였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노트 중간 중간 간지에 그 해에 읽은 책들의 목록을 적어놓고

한해를 마무리 했었었다.

 

노트를 펼쳐보니

1977년  한해동안  읽었었던 스믈아홉권의 책 중

열다섯번째 읽은 책으로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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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가면서 마음이 닿았을 귀절들을 비뚤빼뚤 필서해 놓은것을 보니

격세지감도 느껴지지만

마지막 책을 다 읽고

느낀점이라고 적어 놓은 글 속에서 발견한 몇줄의 글들..

어린 소녀가 마음을 다스리려 애쓰던 모습이 드러나 있어

가슴이 찡했다.

 

내가 읽었던 무소유는 범우사에서 문고판으로 출판했던 책이었는데

 책 표지가 비닐로 씌워져 있었고

횡으로 쓰인것이 아닌 종으로 글이 쓰여져 있었다.

 

읽어 내려가면서 마음에 와 닿는 귀절을 만나면 줄을 긋고, 

다시한번 펼쳐 읽으면서 되새기고

글로 노트에 정리했었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에 비로소 세상을 얻는다는

역설적인 말씀을 언제쯤 마음 한 귀퉁이에 담고

실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말로 글을 맺었던 독후감 노트,,

 

그 후로 나에게 다가왔던 법정스님의 말씀이 담겨졌던 책들,,

 

산방한담, 오두막편지, 서있는 사람들,

버리고 떠나기. 새들이 떠난 숲은 적막하다,

산에는 꽃이 피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아름다운 마무리..

지난 해 개인전때에 에스델이 선물로 전해주었던

'一期一會' 아직 다 읽지도 못했는데...

 

 

한 작가의 글을 이렇게 여러권 읽은 경우는

나에게 처음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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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법정스님께서 위독하시단 말씀을 접하고

가슴이 온종일 아팠었다.

 

여러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좋은 영향을 끼치시는 분들이 오래 사셔야하는데..

침울한 하루였었다.

 

 

그러나 오고 감 역시 자연의 흐름에 순행하는 일일터이니

누구도 역행 할 수 없으니 그저 좋은 곳으로 가시길 기원 할 밖에..

 

 

 

 

 

 

 

 

춘설이 시샘하는 이른 봄날,

유난히 빛나던 별 하나 유성처럼 스러지니

까만 밤 하늘에 수 많은 별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봄을 시샘하는 춘설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날

세상의 끝자락에서 이별 준비를 하셨을

법정스님 가시는 길에 헨델의 라르고를 들려 드리고 싶다.

 

 

지난해.. 올해...

우리 곁을 떠나신 분들이 한꺼번에 오버랩되는 저녁이다.

 


 

 

 

Comments

김상철 2010.03.12 04:50
위의 두 글은 제주에 계신 차를 만드시는 효월 이기영님의 글이고,
아래는 김포에서 도자기를 하시는 파아란 이정순님의 글입니다.
이렇게 늘 스님의 소식을 전해들었는데,,,,,

어제 소식을 접하고 정말 놀랐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존경하셨던 분 세분을 이렇게 멀리 보내게 되었습니다.
특히 법정스님은 무소유로 유명하신 분인데,,,,,,
늘 지인들을 통해서 위와 같이 스님의 소식을 전해들었었는데,,,,,
이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